사전투표자에 용지 또 주고…투표 안 했는데 명부엔 한 걸로 기재

입력 2022-03-09 21:04   수정 2022-03-10 05:54


지난 4~5일 사전투표에 이어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 본투표에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미숙한 선거관리로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선거사무원이 사전투표를 마친 유권자에게 재차 투표용지를 나눠주거나,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가 이미 표를 행사한 것으로 선거인명부에 기록된 일이 발생했다. 다만 투표용지를 사무원이 대신 수거해 ‘부실 관리’라는 거센 비판을 받은 코로나19 확진·격리자 투표는 비교적 혼란 없이 진행됐다.
사전투표자에게 용지 또 배부
경찰과 선관위 등에 따르면 이날 강원 춘천에서는 사전투표를 끝낸 70대 남성 A씨가 춘천 중앙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장에서 또다시 투표용지를 받아 논란이 됐다. 투표하지 않은 부인과 함께 투표장을 찾은 A씨는 “이미 5일 사전투표를 했는데, 용지를 또 주는 게 말이 되느냐”며 현장에서 거세게 항의했다. 사무원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투표용지를 줬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선관위와 경찰은 즉각 진상 파악을 위해 조사에 들어갔다.

경기 오산에서는 투표소에 온 유권자 B씨가 자신의 투표용지가 이미 배부된 것으로 기록돼 투표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선관위 측은 현장 투표사무원에 일단 “한 명에게 두 장의 투표용지가 배부돼선 안 된다”고 안내했다. 그러다가 23분 뒤 “일단 용지를 주고 투표하도록 하라”고 번복했다. 이때는 B씨가 이미 회사로 출근해 투표소를 떠난 뒤였다.

경북 예천에서는 유권자 C씨가 자신이 이미 투표한 것으로 선거인명부에 기록된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선관위 측은 뒤늦게 C씨가 투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선거사무원의 착오나 실수, 명의도용 가능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 사하구 장림1동 제3투표소에서도 한 유권자가 수기로 작성하는 선거인명부에 이미 서명돼 있어 투표하지 못했다. 서울 흑석동의 한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에 투표관리관 도장이 찍히지 않은 것을 발견한 한 유권자가 사무원에게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확진·격리자 투표는 순탄
부실 관리 비판을 받은 확진·격리자 투표는 5일 사전투표 때와 달리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확진자 투표가 시작되기 전인 오후 5시20분께 서울 암사2동 제2투표소(신암초)에선 하얀 방역복을 입은 선거사무원이 일찌감치 투표소에 온 유권자가 일반 투표자인지 확진·격리자인지 확인하고 있었다.

이후 확진·격리자 유권자에게 “일반 투표자의 투표가 끝나는 오후 6시까지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대기해달라”고 안내했다. 오후 6시가 지나자 일반 투표자들을 “투표가 끝났다”며 돌려보냈다.

서울 낙성대동 제3투표소(인헌초)에서도 방호복을 입은 사무원 3명이 확진·격리 여부를 확인한 뒤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분리해 대기줄을 세웠다. 확진·격리자 유권자들은 1m씩 거리를 두고 서 있었다.

투표 과정에서도 큰 혼란은 없었다. 5일 사전투표에서는 코로나 확진·격리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선거사무원이 대신 수거해 “비밀투표 원칙에 어긋난다”는 항의가 곳곳에서 빗발쳤다. 그러자 선관위는 본투표에서 확진·격리자가 직접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도록 방식을 바꿨다. 서울 대흥동 제1투표소(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난 코로나19 확진자 박모씨(41)는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투표 안내 문자가 여러 차례 발송돼 어려움 없이 투표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일부 투표소에선 자가진단키트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온 투표 희망자가 확진자 투표시간대에 투표소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일도 있었다.

오후 6시 이후 서울의 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는 “가족 중 일부가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고, 고열이 이어져 확진자 투표시간대에 투표하러 왔다”며 “PCR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투표를 거부당했다”고 했다.

김남영/최예린/오현아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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